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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이동, 생각이동

성공은 신분의 이동이 아니라 생각의 이동입니다. 

글. 김현청

절대적 빈곤, 상대적 빈곤

듣자하니 상당수의 학부모에게 자식을 위해 지출하는 고액과외비는 품위 유지비입니다. 어떤 회사원들은 점심으로 1,500원하는 김밥을 먹을지언정 후식만큼은 비싼 커피브랜드를 손에 들고 사무실에 들어간답니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바닥이고 꺾여서는 안 되는 자존심입니다. 인간의 삶은 풍요로워 졌지만 영혼의 자존감은 빈곤함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고 나니 그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상대적빈곤이 우리의 삶을 아사(餓死)시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차를 타지 못한다는 자괴감, 품위유지를 할 수 없는 것에서 오는 박탈감, 주변사람들을 의식하고 비교하는 데서 오는 자존심의 손상은 죽기보다 싫은 것들입니다. 세상은 온통 우리에게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고, 번듯한 직장을 얻어야 하고, 능력 있고 돈 많은 배우자를 만나야 하고, 더 폼 나는 도시와 더 넓은 아파트에서 살아야 하고, 더 멋진 차를 타고 다녀야 잘사는 것이고 성공한 삶이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면 세상물정 모르는 속없는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합니다.

롤로 메이는 이런 현상을 일컬어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이라 칭했습니다. 현대인들은 타인의 눈길의 유무에 민감하고 내가 그들에게 소속되어 있는지 아닌지에 사로잡혀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자존감 없는 자존심입니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 있다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통합성(統合性)을 상실한 세상입니다.

의식주가 아닌 주인의식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의식주(衣食住)입니다. 그런데 이게 언제부터인가 허영심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의식주가 허영(虛榮)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바로 사람(人)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의식주가 아니라 주인의식(主人意識)입니다.(정철, 불법사전) 

삶의 주인의식을 갖기 위해서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자녀들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정이고 부모이어야 함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청소년들에게는 교실에 있는 친구들이야 말로 경쟁하고 뛰어넘어야 하는 관계가 아닌 상생하는 관계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세상은 계약과 이용의 관계가 아니고 관용과 수용의 관계다 되어야함을 가르쳐야 합니다. 

니체는 “당신 자신을 잘못 사랑하면 고독한 감옥에서 인생을 보내게 된다.”고 했습니다. “좋은 학교를 가지 못하면 창피해서 어떻게 하나. 좋은 차를 타지 않으면 무시를 당할 텐데, 메이커 하나 들고 다니지 않으면 궁색해 보일 텐데”라는 생각은 바로 주인의식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유복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최고로 최상으로 사는 것만 강요받은 세대가 빈궁에 처하거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의식 없는 부와  성공을 강요하는 것은 좁은 소양입니다. 

성공은 신분의 이동이 아니라 생각의 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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